가장 가난한 이웃들의 몸과 마음 돌보는 '치유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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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성심복지의원 작성일 23-05-22 15:31 조회 251회 댓글 0건본문
如己愛人 2023년 5월 1일 (제 74호) 나눔의 현장 탐방에서
| 대구 유일 무료진료병원 '성심복지의원' |
가장 가난한 이웃들의
몸과 마음 돌보는 '치유의 집'
여기회 편집실
“새로 맞춘 틀니가 어떠세요? 불편하세요? 잠시만 기다려보세요.”
치과의사 이호규(발렌티노) 원장이 대구 성심복지의원(원장 최광경비오 신부)의 치과 진료실에 앉아 환자의 불편함이 없도록 틀니를 거듭 조정하고 있었다.
일반 의원의 환자들과 달리, 이곳은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웃들이 찾아오는 무료진료소다. 불편함에 미안함까지 더해져 더 힘들 법한 환자들을 배려해
이 원장은 더더욱 친절하게 환자들을 대하며, 그들의 마음까지 돌본다. 이 원장은 올해 31년째인 성심복지의원의 시작부터 봉사해왔다.
"이제 좀 어떠세요? 편안하시죠?" 조정한 틀니를 낀 환자의 얼굴이 환해졌다.
이 원장은 환자의 어깨를 매만지며 약속했다. "이젠 정말 괜찮을 거예요. 앞으로는 씹는 즐거움을 맛보세요."
대구 유일의 무료진료병원
성심복지의원은 대구지역 유일의 무료진료 병원이다.
대구가톨릭사회복지회 부설기관으로, 천주교대구대교구가 예수 그리스도의 치유사도직을 수행하기 위해 설립했다.
성심복지의원의 주요 진료대상은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가난한 이웃들이다. 의료보험법이 이미 60년 전인 1963년 제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도 법 제도의 사각지대에서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1989년부터는 전 국민 의료보험제도가 시행됐지만, 보험료를 내지 못해
의료보험이 말소됐거나 주민등록이 없는 노숙인 등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들은 여전히 많다.
대구대교구의 성심복지의원 설립은 질병으로 고통받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해야 하는 가톨릭교회의 당연한 결정이었다.
31년이 지난 지금도 성심복지의원은 가장 가난한 이웃의 신체적 질병뿐 아니라 상처받은 마음까지도 보듬어주며 진료활동 전반에 인간 생명의 신비와 존엄성이 존중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성심복지의원의 시작은 한 의사의 나눔에서 비롯됐다. 1991년 당시 성심이비인후과의원 원장이었던 고(故) 김영민(베드로) 박사가 병원 건물을
대구대교구에 기증함으로써 이듬해 대구시 중구 남산3동에 성심복지의원이 진료를 시작할 수 있었다. 성루카의원 원장이었던 고(故) 임학권(바실리오) 박사의
병원건물 기증으로, 2001년부터는 대구 중구 관덕정길 42 현지에서 운영되고 있다.
아픔을 나누는 행복한 사람들
성심복지의원은 치과를 비롯해 한방, 내과, 신경과, 정형외과, 피부과 등 6개 진료과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 의료진 등 활동자들은 대부분 봉사자들이다.
각 분야의 의사, 약사, 간호사, 임상병리사, 물리치료사, 치기공사, 치위생사, 의대생 등 봉사자 250여 명의 헌신으로 30년 이상 흔들림 없이 치유 사도직을
실천하고 있다. 각자 자기 분야에서 역동적으로 활동하는 이들이지만, 주일 등 일부러 시간을 만들어 오랜 기간 봉사하고 있다.
코로나19로 현재는 활동이 많이 제한적이지만, 방역조치 완화로 인해 조금씩 예전 활동을 되찾아가는 중이다.
치과 진료는 가난한 어르신들의 틀니 제작이 가장 많다. 치과 의료진들은 한 번씩 영덕, 합천, 안동 등 외진 마을을 찾아 순회무료진료를 하기도 한다.
치과 진료는 그 성격상 한 번에 끝나지 않는다. 틀니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주말마다 재방문하는 등 수차례 추가진료가 필요하다.
순회진료 때에는 영정사진팀이 동행하는 경우도 있다.
한방진료팀은 거동이 어려운 분들을 위해 주일 오전 진료가 끝나면 골목을 누비며 방문 진료를 다닌다. 중풍마비가 심한 분, 관절염으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어르신들을 찾아가 치료를 하고 약을 전달한다. 자연스럽게 외로운 어르신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어드리고, 기도하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정형외과는 덩치가 큰 검사장비가 자주 필요하다 보니 종합병원이나 외부협력병원의 도움을 받아 검사와 수술이 이뤄진다.
디스크 수술이나 협착증 시술, 무릎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신경과에서는 뇌전증(간질)을 갖고 살면서도 드러내지 못하고 속앓이하던 분들에게 희망을 선사하고 있다.
그들이 세상 사람들과 어울려 살 수 있도록 생활 중 필요한 대처법도 알려주고, 약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복용할 수 있는지 자상하게 설명해준다.
이외에도 개설된 모든 진료과들이 가난한 이웃들에게 가장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양질의 진료로써 질병을 낫게 하고, 심리적·정신적·사회적 부분뿐
아니라 영적인 안정과 평화를 찾도록 도와준다.
성심복지의원은 지난해 개원 30주년을 맞아 대구 남산동 꾸르실료교육관 성당에서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 주례로 감사미사를 봉헌하고,
장기 자원봉사자 등에 대한 시상식을 진행했다. 개원부터 지금까지 치과진료 봉사를 한 김찬민(다니엘)·이호규(발렌 티노)·진종호(아우구스티노)
치과의사에게 이날 조환길 대주교 명의 공로패가 전달됐다. 또 30년 장기 자원봉사자 유영훈(빅토리노)씨와 최다 봉사 시간을 기록한 김인주(레지나)
피부과 의사, 1995년부터 봉사활동을 해온 계명대학교 간호학과 성심회 등에게 교구장 명의 표창패가 주어졌다.
개원 30주년을 기념하며 조환길 대주교는 "많은 봉사자분들이 선한 의지로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며 “가엾은 병자를 지나치지 못하고 치유해 주시는
예수님의 마음과 닮아있는 분들”이라고 봉사자들을 치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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